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해상풍력이 핵심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어업인과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전남 영광군 어업인들의 생존권을 둘러싼 해상풍력발전 갈등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는 최근 보도처럼, 개발과 보존 사이의 첨예한 대립이 해상풍력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2036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목표는 28.9%로, 2036년까지 신규 설비용량 80GW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해상풍력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축이 될 예정이다. 이제 갈등을 넘어서 상생과 협력의 모델을 통해 해상풍력을 국가 경쟁력의 새로운 동력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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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신안군 해상풍력 단지 조성 |
해상풍력을 둘러싼 다층적 갈등의 실상
현재 국내 해상풍력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은 단순한 찬반 논리를 넘어선 복합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첨예한 대립은 어업인과 개발사업자 간에 발생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광범위한 해양공간을 장기간 독점적, 배타적으로 사용해 해양생물의 서식지 파괴, 화학물질 누출, 소음 진동, 전자기장 발생 등 해양환경과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어업인들의 우려가 근본적인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울산어선어업인연합회가 어업 피해 보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례에서 보듯이, 보상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 조정의 어려움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모든 어업인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어업인 중 맨손어업이나 마을어업에만 종사하는 경우 해상풍력시 지역 어업인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오히려 찬성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재 해상풍력발전사업은 통합법이 없어 다수의 개별 법률에 근거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해상풍력 관련 법안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어 연내 통합된 해상풍력법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제도적 기반 정비를 통한 갈등 예방과 해결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상생형 해상풍력 모델 구축 전략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일방적인 개발보다는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해외 사례를 보면, 덴마크와 독일 등 해상풍력 선진국들은 초기 계획 단계부터 지역사회 참여를 보장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확보했다.
국내에서도 어업인의 이익에 배치되는 해상풍력은 안 된다는 게 저희 부처(해수부)의 일관된 의견이라는 정부 입장처럼, 어업인의 생계권을 보장하면서 해상풍력을 추진하는 상생 모델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해상풍력단지 내 양식업 병행, 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주민 투자 참여 기회 확대 등 다양한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환경영향평가를 강화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해양생태계 보전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 기금 조성 등을 통해 해상풍력이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국가 경쟁력 관점에서 본 해상풍력의 전략적 가치
해상풍력은 단순한 에너지원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에 비해 입지 제약에서 자유롭고 대규모 단지 개발로 더 많은 발전량을 얻을 수 있다는 기술적 장점과 함께, 관련 산업의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해상풍력 기술은 조선, 해양플랜트, 전력기기 등 한국의 주력 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 산업의 고도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개발을 통해 깊은 바다에서도 발전이 가능해지면서 해상풍력의 잠재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몸집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국내 공급망이 약화돼 에너지 안보까지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 투자 확대, 전문인력 양성, 국내 공급망 강화 등이 필요하며, 갈등 해결을 통한 안정적인 내수시장 확보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것이다. 해상풍력을 통한 에너지 자립도 향상은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