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2년 넘게 지속된 지식재산권 분쟁이 마침내 타결되었습니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분쟁 해결을 넘어 향후 50년간의 로열티 지급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검증 조건을 포함한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했습니다.
한수원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는 지재권 분쟁 절차를 중단하기로 하고 향후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에 중대한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K-원전의 해외 진출에 새로운 동력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이번 합의문에는 한국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을 독자 개발해 수출하는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한국의 원전 기술 독립성에 일부 제약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한미 공조 체제 구축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
1. 16년 악연 끝낸 지재권 분쟁 타결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의 갈등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 기술인 APR1400이 자사의 핵심 원천 기술을 무단 사용했다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특히 2022년부터는 본격적인 법정 다툼으로 번지면서 한국의 원전 수출에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분쟁의 핵심은 원전의 핵심 안전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이었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사용하는 여러 기술들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다고 주장했고, 이로 인해 한국의 원전 수출 프로젝트마다 법적 리스크가 따라다녔습니다.
한수원·한전 지재권 분쟁 타결 로열티 주고 韓·美 '수주 원팀' 유럽·중동 등 지역 분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번 합의는 단순한 분쟁 해결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이번 타결로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파이는 줄었지만 운동장이 넓어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2. SMR 기술 검증 조건과 50년 로열티 체제 의미
이번 합의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한 웨스팅하우스의 검증 권한입니다. 한국 기업이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을 독자 개발해 수출하는 경우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은 한국의 기술 주권에 제약을 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50년간의 로열티 지급 조건 또한 상당한 부담입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원전 1기당 최소 1조 원 이상의 로열티가 웨스팅하우스에 지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한국의 원전 수출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들을 통해 한국은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술 분쟁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고, 미국 정부의 원전 수출 규제 대상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SMR과 같은 차세대 원전 기술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시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혁신형 SMR(i-SMR)을 조기 상용화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수출을 노리고, 체코·폴란드에서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재현한다는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체코 원전 수주와 K-원전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망
이번 합의의 가장 즉각적인 수혜는 체코 원전 프로젝트입니다.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사업은 올해 3월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었지만,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재권 분쟁이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서명한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은 전략 동맹으로서 깊은 신뢰에 기반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양국 간 호혜적 협력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라는 정부의 발표는 이번 합의가 단순한 기업간 계약을 넘어 국가간 전략적 협력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합니다.
한미 간의 '팀 코러스' 체제 구축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지역별로 역할을 분담하여 공동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향후 K-원전은 단독 진출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국의 기술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더욱 안정적인 해외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로열티 부담과 기술 검증 조건으로 인해 수익성 측면에서는 일정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한수원-웨스팅하우스 합의는 K-원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 수출 기반 마련이라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기술 주권과 수익성 측면에서의 제약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조건들을 어떻게 활용하여 K-원전의 글로벌 위상을 높여나갈 것인지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