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 차세대 원전 수출 전담기업으로 부상

한국의 원자력 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이 '팀 코리아' 내에서 원전 설계 전담 역할을 수행하며,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출 성공에 이어 혁신형 SMR(i-SMR) 기술개발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한국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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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코리아의 설계 전담기업으로서의 역할 강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수주를 최종 확정하면서 K-원전 수출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 과정에서 한국전력기술은 원전 설계 전담기업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한국전력기술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자로계통 설계와 원전 종합설계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UAE 바라카 원전 설계를 통해 이미 검증받았으며, 2013년 12월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발표한 원자력발전 해외설계부문 매출 순위에서 2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체코 원전에서 한전기술이 수주할 설계와 기술용역 계약 규모는 1조 원대 초중반으로 추산되며, 전체 사업 규모 24조 원에서 약 0.6~0.7%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전력기술의 설계 전문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혁신형 SMR 개발의 기술적 주도권 확보

한국전력기술은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3992억원 규모의 '혁신형 SMR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1억 달러 이상의 금융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기술은 혁신형 SMR 1단계 기술개발에서는 혁신형 SMR 표준설계를 개발하고 인허가 취득에 참여할 예정이다.

혁신형 SMR의 기술적 특징은 매우 혁신적이다. 증기발생기, 가압기, 원자로 노심 및 제어봉구동장치를 하나의 압력용기 내에 설치하여 대구경 배관 파단에 의한 냉각수 유출 사고를 방지하여 안전성을 향상시킨다. 특히 제어봉이탈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내장형제어봉구동장치(IV-CEDM) 및 무붕산 운전 설계는 한국전력기술이 보유한 고유의 기술이다.

한전기술은 혁신형 SMR 기술개발사업에서 계통설계 및 BOP 종합설계 등의 핵심과제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 과제가 올해 본격화되면서 수익성과 성장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SMR 시장에서의 전략적 포지셔닝

전 세계적으로 SMR 시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현재 약 80종의 SMR이 개발되고 있으며, 2040년까지 3000억달러(약 393조7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MR 개발은 미국이 약 20개 설계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러시아(17개), 중국(9개) 등이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경쟁 환경에서 한국의 혁신형 SMR은 독특한 기술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경수로 기반 SMR 중 진정한 일체형 설계를 구현한 것은 미국의 뉴스케일 파워,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스마트(SMART), 한국수력원자력의 아이에스엠알(i-SMR) 정도가 꼽힌다.

한국형 모델인 혁신형 SMR(i-SMR) 개발을 2030년대 초반까지 완성하고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SMR 시장에서 한국이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을 의미한다.

한국전력기술은 이미 SMART 원전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SMART 원전은 상용원전 14분의 1 용량(100MW)으로써, 인구 10만명 규모 도시에 전력·해수담수화를 통한 물과 난방열을 공급할 수 있으며, 2012년 7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인가를 취득했다.

현재 글로벌 SMR 시장에서는 기술표준이 부재한 상황이다. 아직 개발 중인 만큼 기술표준은 부재한 상황이며, 이는 빠른 기술 개발이 곧 기술표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전력기술의 선제적인 기술개발과 설계 역량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기술의 역할은 단순한 설계업체를 넘어서 차세대 원전 기술의 개발과 수출을 주도하는 핵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체코 원전 수출 성공과 혁신형 SMR 개발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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