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력시장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이 수요를 초과할 때 발생하는 '마이너스 전력가격' 현상입니다. 이는 전력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발전사업자가 전력을 팔기 위해 오히려 돈을 지불해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도 제주도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정부는 2025년부터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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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에너지(태양광 및 풍력) 사진 |
1.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으로 빠른 확산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보조금 정책은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주택용 태양광, 태양열, 지열, 소형풍력, 연료전지 등의 설치비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과 더불어, 대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가 시장 확산을 가속화했습니다.
특히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와 연계된 보조금 정책은 발전사업자들의 재생에너지 투자를 크게 늘렸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지난 5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급속한 확산은 전력계통 안정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특성으로 인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전력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초과하는 상황이 빈발하게 됩니다. 이때 전통적인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태양광과 풍력은 출력 조절이 어려워 과잉 공급 전력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2. 마이너스 도매 전력가격의 원인과 구조
마이너스 전력가격은 전력 공급량이 수요를 현저히 초과할 때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 에너지 생산량이 늘면서, 재생 에너지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글로벌 추세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재생에너지의 한계비용이 거의 영(0)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은 연료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발전량이 많아져도 추가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둘째, 전력의 저장이 어렵다는 특성 때문에 실시간으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셋째, 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이 RPS나 FIT(발전차액지원제도) 등의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마이너스 가격에도 불구하고 계속 발전할 요인이 있습니다.
유럽 전력가격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가 됐다. 이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12개국에서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가 확대된 결과로 평가된다는 해외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제주도를 중심으로 유사한 현상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3. 전력시장 구조 개편과 향후 대응 방안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전력시장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가 2025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 시행된다는 계획이 그 핵심입니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기존의 고정가격 지원에서 벗어나 시장경쟁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과도한 보조금 지급을 줄이고 효율적인 재생에너지 발전소만 살아남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최근 제주 및 전남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공급량 급증으로 인하여 한전의 계통운영에 관한 부담이 심화되고 있고 이로 인하여 재생에너지 발전기에 대한 출력제어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는 현실을 반영한 제도 변화입니다.
또한 전력저장시설(ESS) 확대, 스마트그리드 구축, 수요반응 프로그램 강화 등을 통해 전력계통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종합적 대응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 정부의 전략입니다.
마이너스 전력가격 현상은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전력시장의 왜곡과 소비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 구조 개선, 인프라 확충, 제도 정비가 융합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